한의학적 개념 정의와 생리·병리학적 기전
한의학에서 궐롱(厥聾)이란 『황제내경 소문·궐론』과 『동의보감』에서 규정한 특수 난청 병증으로,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나 분노, 억울함, 또는 간·담·삼초·비위의 기운이 갑작스럽게 막히거나 거꾸로 치솟아 귀로 통하는 경락(종맥 宗脈)이 폐색됨으로써 귀가 꽉 막힌 듯 먹먹해지고 청력이 떨어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현대의학적으로 궐롱은 코 뒤쪽 인두와 중이를 연결하여 기압을 조절하는 관인 유스타키오관(이관)이 자율신경 실조나 점막 부종·체중 급감으로 인해 제대로 열리지 않거나 반대로 계속 열려 있어 발생하는 ‘이관기능장애’, 내림프액 압력이 높아져 저음역 난청과 먹먹함이 반복되는 ‘급성 저음역 감각신경성 난청’, 그리고 ‘스트레스성 심인성 난청’으로 설명됩니다.
주요 임상 증상 특징 및 변증 치료 원칙
궐롱 환자의 가장 두드러진 임상 특징은 ‘비행기를 탔을 때나 높은 산에 올라갔을 때, 혹은 터널에 들어갔을 때처럼 귀 안에 공기가 꽉 찬 듯 먹먹하고 답답한 이충만감’입니다. 설진상 설질은 담홍색이거나 약간 붉고 박백태가 끼며, 맥진상 거문고 줄처럼 팽팽하고 막힌 듯한 ‘현맥(弦脈)’이나 ‘침삽맥’이 관찰됩니다.
대표 적용 처방 및 치법(治法): 궐롱 치료의 대원칙은 『동의보감』에서 ‘궐롱은 기운이 막혀 생긴 것이므로 마땅히 기를 열어 소통시켜야 한다’고 명시한 대로, 울체되고 역류한 간담·삼초의 기운을 뚫어 이관의 개폐 기능을 정상화하는 ‘소간이기·통규총이·승청강탁’입니다. 궐롱과 귀 먹먹함 치료의 제1명방은 시호·향부자·천궁 단 세 가지 약재로 귀의 막힌 기운을 단숨에 뚫어주는 『의림개착』의 ‘통기산(通氣散)’과 여기에 청피·길경·석창포·만형자·갈근을 더한 가미방, 스트레스가 심할 때 쓰는 ‘소요산 합 통기산’, 그리고 급격한 피로·체중 감소로 이관이 열린 이관개방증에는 기운을 끌어올리는 ‘보중익기탕’과 ‘익기총명탕’입니다. 침구 치료로는 귀 앞의 청궁·이문혈과 귀 뒤의 예풍, 손등의 중저·외관, 발의 태충·족임읍혈에 자침과 익돌근 약침 치료를 시행합니다.
청보한의원 임상 해설 & Insight
이비인후과 청력검사에서 고막과 청신경은 정상이라는데도 귀가 계속 멍하고 울리는 궐롱 환자가 답답하다고 코를 손으로 막고 세게 흥 푸는 행동을 반복하면 고막과 중이에 압력 손상이 가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궐롱을 완화하려면 스트레스를 줄이고, 턱관절과 뒷목 근육을 온찜질로 부드럽게 풀어주며, 따뜻한 물을 자주 마셔 침을 삼키고 향부자차·박하차·도라지차(길경차)를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청력검사는 정상이라는데 비행기 탄 것처럼 귀가 꽉 막혀 먹먹하고 내 목소리가 울려 들리는 것도 궐롱인가요?
A. 귀 안쪽 압력을 조절하는 숨구멍 주변의 미세 근육과 점막이 스트레스와 피로로 인해 경직되거나 부어올라 압력 조절이 안 되기 때문에 귀가 먹먹하고 동굴처럼 울리는 것입니다.
Q. 다이어트로 살이 급격히 빠진 뒤나 심한 과로 후에 생기는 귀 먹먹함(이관개방증)은 왜 보약으로 치료하나요?
A. 이때는 고개를 숙이거나 누우면 귀로 피가 몰려 먹먹함이 잠시 사라지는데, 보중익기탕 등으로 처진 기운과 점막 조직의 탄력을 채워 올려주어야 열린 이관이 정상적으로 닫히게 됩니다.
의료 내용 검토: 배창렬 한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