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적 개념 정의와 생리·병리학적 기전
한의학에서는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則不痛 不通則痛: 기혈이 통하면 아프지 않고, 막히면 아프다)’과 ‘불영즉통(不榮則痛: 기혈이 영양을 공급하지 못하면 아프다)’이라는 두 가지 대원칙 아래, 환자가 표현하는 ‘통증의 미세한 느낌(성질)’을 8가지로 분류하여 막힌 원인이 기(氣)인지, 어혈(血)인지, 습(濕)인지, 한열(寒熱)인지, 허증(虛)인지를 정확히 찾아냅니다. 8대 통증의 병리 기전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창통(脹痛: 빵빵하게 부풀어 오르며 터질 듯 아픔)’은 스트레스로 ‘기(氣)가 뭉친 기체(氣滯)’가 원인입니다. ② ‘자통(刺痛: 바늘이나 송곳으로 한곳을 콕콕 찌르듯 아픔)’은 혈관이 막힌 ‘어혈(瘀血)’이 원인입니다. ③ ‘산통(痠痛: 뻐근하고 시큰거리며 저릿하게 아픔)’은 근육 피로와 ‘신허(腎虛)·기혈부족·습증’이 원인입니다. ④ ‘중통(重痛: 납덩이를 매단 듯 무겁고 묵직하게 아픔)’은 ‘습기(濕邪·수독)’가 원인입니다. ⑤ ‘냉통(冷痛: 시리고 싸늘하게 아픔)’은 ‘한사·양허’, ⑥ ‘열통(熱痛: 화끈거리고 붓고 아픔)’은 ‘열독·염증’, ⑦ ‘은통(隱痛: 참을 만하게 은은하고 지속해서 아픔)’과 ⑧ ‘공통(空痛: 속이 텅 빈 것처럼 허하게 아픔)’은 ‘기혈·음양 허약(허증)’이 원인입니다.
주요 임상 증상 특징 및 변증 치료 원칙
두통, 복통, 생리통, 요통, 관절통, 흉통 등 모든 통증 환자에서 ‘어떻게 아프신가요?’라는 질문을 통해 통증 성질을 파악하면 MRI나 엑스레이가 보여주지 못하는 통증의 생화학적·순환적 원인을 즉시 특정할 수 있습니다.
대표 적용 처방 및 치법(治法): 치료법은 통증 양상에 맞춰 정밀하게 달라집니다. 가스가 찬 듯 빵빵한 ‘창통(기체)’에는 향부자·목향·시호가 들어간 시호소간산으로 기를 소통시키고, 바늘로 찌르고 밤에 더 심해지는 ‘자통(어혈)’에는 당귀수산·혈부축어탕과 어혈 약침을 씁니다. 비 오기 전에 무겁고 쑤시는 ‘중통(습비)’에는 의苡인탕·독활기생탕을, 허리와 무릎이 시큰거리는 ‘산통’과 은은하게 계속 아픈 ‘은통(허증)’에는 육미지황탕·보중익기탕·소건중탕으로 기혈과 신정을 채워줍니다.
청보한의원 임상 해설 & Insight
통증이 돌아다니느냐 고정되어 있느냐도 중요한 단서입니다. 통증 부위가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유주통(遊走痛)’은 바람 성질인 ‘풍사(風邪)’나 스트레스성 ‘기체(氣滯)’ 때문이고, 통증 부위가 한곳에 못 박힌 듯 고정되어 움직이지 않는 ‘고정통(固定痛)’은 ‘어혈(瘀血)’이나 차가운 ‘한습(寒濕)’이 조직에 유착되었기 때문입니다.
한의원에서 통증 진료를 받으실 때는 단순히 ‘머리가 아파요’, ‘배가 아파요’라고만 하시기보다, ‘바늘로 콕콕 찌르듯 아파요(자통)’, ‘풍선처럼 빵빵하게 터질 듯 아파요(창통)’, ‘은은하게 아픈데 따뜻하게 눌러주면 편해요(은통·냉통)’처럼 구체적인 느낌을 표현해 주시면 훨씬 빠르고 정확한 치료가 이루어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교통사고가 난 뒤나 오래된 타박상, 협심증 통증은 왜 ‘바늘로 찌르듯(자통)’ 아픈가요?
A. 사고 충격이나 미세혈관 폐색으로 모세혈관 밖으로 새어 나온 죽은 피나 혈전, 즉 ‘어혈(瘀血)’이 한곳에 단단히 뭉쳐 신경 말단을 날카롭게 압박하고 산소 공급을 차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통(찌르는 통증)은 위치가 고정되어 있고 혈류가 느려지는 밤에 더 심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Q. 배나 옆구리가 아픈데 때로는 아팠다가 트림이나 방귀를 뀌고 나면 싹 사라지는 통증은 왜 그런가요?
A. 전형적인 ‘기체 창통(氣滯脹痛)’입니다. 스트레스나 긴장으로 자율신경이 굳어 장관 내 가스(기 氣)가 뭉치면서 장벽이 팽창해 아픈 것이므로, 트림이나 방귀로 가스가 빠져나가면 통증이 즉시 줄어듭니다. 이는 염증이나 어혈이 아니라 기운을 소통시키는 행기(行氣) 한약으로 쉽게 치료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