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적 개념 정의와 생리·병리학적 기전
수나라와 당나라 시대는 한의학이 내과·외과·부인과·소아과·침구과·양생학 등 전 임상 분과로 화려하게 꽃을 피운 시기입니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3대 의학 명저가 수나라 태의 박사 소원방(巢元方) 등이 편찬한 최초의 병인·병리학 백과사전 《제병원후론(諸病源候論, 610년)》, 당나라 ‘약왕(藥王)’ 손사막(孫思邈) 선생이 저술한 《비급천금요방(備急千金要方, 652년)·천금익방》, 그리고 왕도(王燾)가 편찬한 《외대비요(外臺秘要, 752년)》입니다. 《제병원후론》은 총 50권 1,739론에 걸쳐 내과·외과·부인과·소아과·오관과 등 모든 질병의 원인(원 源)과 증상(후 候)을 집대성한 책으로, 당뇨병(소갈), 각기병, 기생충 질환, 알레르기 질환(칠창), 전염병의 감염 경로와 도인체조(운동요법)까지 상세히 규명했습니다. 이어 손사막의 《천금방》은 ‘사람의 생명 가치는 천금(千金)보다 귀중하므로 한 목숨을 구하는 처방 하나가 곧 천금이다’라는 철학 아래, 부인과와 소아과를 의학서 맨 앞머리에 배치하여 여성·아동 의학을 독립시키고 식치(食治: 음식 치료)와 양생법을 확립했습니다.
주요 임상 증상 특징 및 변증 치료 원칙
오늘날 의과대학과 한의과대학에서 서양의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버금가는 동양 최고의 의료윤리 헌장으로 교육되는 글이 바로 손사막 선생이 《천금요방》 제1권 첫머리에 쓴 〈대의정성(大醫精誠: 위대한 의사는 의술이 정밀해야 하고 마음이 지성스러워야 한다)〉입니다.
대표 적용 처방 및 치법(治法): 손사막 선생은 〈대의정성〉에서 ‘큰 의사(대의 大醫)는 병을 치료할 때 반드시 마음을 고요히 하고 자비와 측은지심을 품어야 하며, 환자가 귀하든 천하든, 부유하든 가난하든, 원수든 친척이든 모두 똑같이 자신의 가장 소중한 가족처럼 여겨 구제해야 한다. 또한 웬만한 병은 먼저 음식(식치 食治)으로 다스리고 음식이 듣지 않을 때만 약을 써야 한다’고 역설하였습니다.
청보한의원 임상 해설 & Insight
임상 과학적으로도 손사막 선생은 놀라운 업적을 남겼습니다. 목이 붓는 갑상선종(영류 癭瘤) 환자에게 요오드가 풍부한 해조류(다시마·미역)와 양·사슴의 갑상선을 먹여 치료했고, 비타민 B1 결핍증인 ‘각기병(脚氣病)’에 도정하지 않은 현미와 곡식 껍질, 살구씨 등을 처방했으며, 소변이 안 나오는 급성 요폐 환자에게 파줄기(총관)를 요도에 삽입해 소변을 빼내는 인류 최초의 도뇨술(카테터 삽입술)을 기록했습니다.
또한 《천금방》은 침구학에서 표준 경혈 외에 손으로 눌러보아 환자가 ‘아(阿)! 여기가 맞습니다(是)’ 하고 통증을 느끼는 압통점(오늘날의 근막통증유발점 Trigger Point)을 혈자리로 삼는 ‘아시혈(阿是穴)’ 침법을 최초로 창안하여 현대 통증 침구 치료의 새 장을 열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한의원에서 어깨나 허리가 아플 때 가장 뭉치고 아픈 부위에 직접 침을 놓는 것을 왜 ‘아시혈(阿是穴) 침법’이라고 하나요?
A. 당나라 약왕 손사막 선생의 《천금요방》에서 유래한 용어입니다. 의사가 환자의 아픈 부위를 여기저기 눌러보다가 정확히 뭉친 지점을 눌렀을 때 환자가 ‘아(阿)! 바로 거기예요(是)!’ 하고 소리치는 반응점을 찾아 자침한다는 뜻으로, 현대 재활의학의 ‘근막통증유발점(Trigger Point, TPI)’ 이론보다 무려 1,300년 이상 앞선 과학적 침법입니다.
Q. ‘약왕(藥王)’ 손사막 선생이 100세 넘게 장수하면서 강조한 ‘식치(食治)’란 무엇인가요?
A. 《천금요방·식치편》에서 ‘무릇 의사란 병의 원인을 알아 음식으로 먼저 고쳐야 하고, 음식으로 낫지 않을 때 비로소 약을 써야 한다. 약의 성질은 거칠고 강해 마치 군대(병사)와 같으므로 함부로 써서는 안 된다’고 한 사상으로, 올바른 식습관과 약선 음식이 최고의 1차 치료제라는 원리입니다.